나의 작업은 불완전한 모습을 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.
나에게 찾아오거나 연결되는 이미지들을 추적해나가면, 불완전해서 불안하고 그래서 미숙한 것들이다. 그것들은 주변 환경, 사건, 다른 사람들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게 되는 감정과 같은 것이다. 사회라고 불리는 견고하게 보여지는 틀 안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.
노후된 건물에 새 페인트칠을 해도 다시 벗겨지는 것처럼 그들은 노력해보아도 어쩐지 불안해진다.
작업은 이런 것들과 관계 맺기를 통하여 시작되어진다. 내 안에 쌓이게 된 기억은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로 나타나진다.
분명히 본 것들을 그리기 때문에 재현적이지만 주관적인 화면이 된다. 순간적으로 발산되는 회화적인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다.
나는 불안을 이기기 위해 우리가 함께 완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모이기 시작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과 어쩌면 한 사람 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라는 흔들림 없이 보이는 체제 자체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.